올해 8월 1일은 재일본조선청년동맹(조청) 결성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조청은 북측 선전매체가 강조하듯 ‘령도자의 손길 속에서 자라온 애국청년조직’으로 홍보돼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재일동포 사회 내부의 복잡한 갈등과 세대 단절, 북한 체제 의존성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함께 존재한다.
북한 체제와 운명을 함께한 조직
조청은 1955년 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의 청년 조직으로 출범했다. 공식적으로는 ‘재일 조선 청년들의 권익 옹호와 민족 교육 지원’을 내걸었으나, 실제로는 북한의 대외 선전 및 충성 조직으로 기능해 왔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조직 노선을 정하고, 북한 행사에 동원되는 모습은 ‘자율적 청년 단체’라기보다는 북한 해외 공민단체의 하위조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대 교체와 동포 사회의 거리감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조청은 재일동포 청년층을 일정 부분 흡수하며 민족 교육, 문화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북한 경제난과 핵·미사일 문제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조청 활동은 점점 더 북한 체제 선전에 치중하게 됐다. 일본 사회에서 태어난 2세·3세 동포들에게는 오히려 이질적이고 부담스러운 조직으로 비춰졌다. 그 결과 조청의 회원 수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현재는 소수의 ‘핵심 충성 그룹’만 남아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정치·사회적 영향력의 축소
북한은 조청을 ‘애국의 전위대’로 부르지만, 일본 내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재일동포 사회 다수는 일본 국적을 선택하거나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생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조청이 내세우는 ‘조국과 혈연적 연결’이라는 구호는 현실과 괴리돼 있다. 청년층의 관심은 취업, 교육, 생활 안정에 집중돼 있으며, 북한을 향한 충성 맹세는 오히려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조청은 70주년을 맞아 “총련 부흥의 새 시대”를 선언했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일본 사회 내에서 조청은 점점 더 주변화되고, 북한 체제 변화 가능성도 불확실하다. 조청이 ‘충성 조직’이라는 꼬리표를 넘어 진정한 청년 단체로 기능하려면, 재일동포 청년들의 현실적 요구에 귀 기울이고 북한의 정치적 도구에서 벗어나야 한다.
70년의 역사는 ‘령도자의 은혜’라는 미화와 달리, 재일 청년들의 정체성과 미래를 제약해 온 굴곡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제 조청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 체제의 도구인가, 아니면 동포 청년들의 삶을 지탱하는 조직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