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조선인 무용가 김묘수가 일본 후쿠오카현 지쿠호 지역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자료를 모아 첫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일본 근현대사 속에서 탄광 노동에 동원된 조선인의 역사를 조명하고, 재일조선인 공동체의 기억과 삶을 예술과 기록으로 이어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지쿠호 지역은 일제강점기 일본 내 대표적 탄광 지역 중 하나로,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동원돼 노동에 종사했던 장소다. 김묘수는 오랜 시간 지쿠호의 마을과 사람들, 묻혀 있던 자료들을 수집해 전시회로 구성했다. 이번 전시는 재일조선인 역사자료관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김묘수는 “과거의 진실을 드러내고 기억하는 일은 미래를 위한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묘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리아리 춤길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해당 작품은 춤을 매개로 조국과 디아스포라의 상처, 그리고 화해를 이야기하며 일본, 중국, 카자흐스탄을 거쳐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3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사할린으로 무대를 넓혀간다. 이번 순회는 조선인 강제이주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으로, ‘춤길’이라는 표현 그대로 몸의 기억으로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이다.
아리아리 춤길 프로젝트는 현재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다. 김묘수는 “이 길은 혼자 걸을 수 없는 여정이며, 함께 기억하고 함께 응원하는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시와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아리아리 춤길’을 함께 만드는 참여자 명단에는 김정숙, 여승익, 신채원, 김호진 등 예술가와 활동가, 시민들의 이름이 함께 하고 있다.
한편, 김묘수는 무용가로서 예술의 언어로 재일조선인 역사를 풀어내는 독특한 활동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춤은 살아 있는 역사”라며, “몸의 움직임이 기억과 저항, 그리고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쿠호 전시와 이어질 러시아 지역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역사적 궤적을 돌아보고, 전쟁과 분단, 식민의 상처를 예술로 치유하려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