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 도네츠크에서 간첩활동을 벌인 미국인에게 시민권을 수여한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2025년 7월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은 미국 시민 다니엘 마틴데일이 모스크바에서 열린 행사에서 러시아 시민권을 받는 장면을 공개했다. 마틴데일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도네츠크로 잠입한 뒤, 선교사로 위장해 2년 간 우크라이나 내 군사시설 좌표 등 정보를 러시아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 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법령에 따라 다니엘 마틴데일에게 러시아 여권이 수여됐다”며 “그는 충성심과 행동으로 우리(러시아) 중 한 명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 통제하에 2년 이상 머무르며 우리를 도왔고, 중요한 정보를 특수 정보국에 제공했다. 목숨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측에 따르면 마틴데일은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를 탈출, 모스크바에 도착해 시민권을 신청했으며 내무부 관계자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여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내 생명을 걸고 러시아 병사들을 구출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언론은 마틴데일이 2022년 2월 11일부터 약 2년 간 러시아 보안기관과 접촉, 주요 군사 표적의 좌표를 전달했으며, 이 정보가 우크라이나 군과 장비에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고 전했다. 그는 선교사 신분으로 활동하며, 도네츠크 부흘레다르 등에서 러시아군의 전황에 결정적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틴데일이 직접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으며, 러시아 시민권자가 되길 원한다”고 밝힘에 따라, 러시아는 자국 점령지 내 서방 스파이 포섭 및 시민권 포상 정책을 대내외에 홍보하는 사례로 삼고 있다.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