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도 비무장지대(DMZ) 내 국경화 작업을 재개하기로 하고, 이를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통보한 사실이 확인됐다.
여권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5일 DMZ 내에서 방벽 설치와 철책 보강 등 국경화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유엔사에 전달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DMZ 인근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대남 단절 작업을 벌여왔으며, 지난 3월부터 비정기적이고 소규모 형태로만 공사를 진행해왔다.
북한이 유엔사에 DMZ 내 공사 계획을 통보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당시 북한은 총참모부 명의로 유엔사를 통해 대남 도로와 철길을 차단하고 방어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통보한 뒤, 실제로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와 달리 적대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이 아닌 유엔사와의 사전 소통 형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정부 안팎에서는 신중한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특히 북한이 남측과의 직접적 소통은 거부한 채 유엔사와는 채널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긴장 완화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유엔사와의 소통을 유지한 점을 작은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아직 큰 변화로 단정하기는 이르며 향후 진행 상황을 신중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DMZ 내 MDL 부근에 방벽 설치와 지뢰 매설, 철책 보강 등을 진행하다 같은 해 12월 작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올해 봄부터 소규모로 공사를 재개했지만, 남북 직접 대화 채널은 2023년 4월 이후 전면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