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혼외 막내딸로 알려진 옐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22)가 우크라이나 출신 예술가를 포함한 반전(反戰) 메시지 작품을 전시하는 프랑스 파리의 미술관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이라고 5일(현지시간) 더 모스크바 타임스가 보도했다.
크리보노기흐는 푸틴 대통령과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 사이에서 2003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현재 파리의 예술 공간인 ‘스튜디오 알바트로스’와 ‘L 갤러리’에서 학생 인턴 자격으로 일하고 있다.
이 사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프랑스로 망명한 러시아 출신 예술가 나스티아 로디오노바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하며 알려졌다. 로디오노바는 “자녀가 부모의 범죄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 정권의 수혜를 받은 가문의 일원이 그 희생자들과 마주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옐리자베타 크리보노기흐가 파리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매체 TSN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TSN은 그녀가 ‘옐리자베타 올레고브나 루드노바’라는 다른 이름의 여권을 사용하며 프랑스 수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에 본부를 둔 예술단체 L 협회는 로디오노바의 주장에 대해 크리보노기흐(루드노바)가 협회의 운영진 일원임을 확인했다. L 협회가 운영하는 갤러리 알바트로스 스튜디오와 L 갤러리는 현대 예술가들이 정치적, 반전적 메시지를 표현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크리보노기흐는 2024년 파리에 있는 ICART 예술·문화경영학교를 졸업했다. 그의 모친인 스베틀라나 크리보노기흐는 과거 형편이 어려워 청소부로 일했으나, 푸틴 대통령의 내연녀가 된 이후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디오노바는 ICART 졸업 전시회 링크드인 게시물에서도 크리보노기흐를 알아본 사용자들이 “푸틴 대통령과 닮았다”며 관련 댓글을 남겼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