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전승절 행사에서 북한의 파병부대 책임자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직접 포옹하며, 양국 간 긴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김영복 부총참모장을 비롯한 북한군 장성단과 북한 대표단을 특별히 환대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김 부총참모장이 경례와 함께 “위대한 전승절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자 두 팔을 벌려 그를 안으며 “당신의 전사들에게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리창호 부참모장 겸 정찰총국장과 신금철 작전국 처장 등 북한군 고위 간부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군 장성 5명과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 대사가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관중석 맨 앞줄에 배치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신해 이들에게 직접 감사를 표한 것은 국제사회에 북한과의 군사적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군은 지난해 10월 이후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두 차례에 걸쳐 약 1만5000명을 파병했으며, 최근 파병 사실을 양국이 공식 인정한 바 있다. 쿠르스크 전투에서 북한군은 600명의 전사자를 포함한 4700명의 사상자를 기록하며 큰 희생을 치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공개 석상에서 북한군을 ‘영웅’이라고 지칭하며, 쿠르스크 수복에 대한 공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군 지휘관들에게 보여준 푸틴 대통령의 이례적 환대는 전쟁 지원에 대한 직접적인 감사와 보상 차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같은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후 최초로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해 양국 간의 유대 강화를 강조하며 푸틴과의 공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