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2년여 만에 새 드라마를 방영하며 간부들의 부정부패와 농촌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에서는 중앙에서 내려온 당 간부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간부들의 부정부패 행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이 드라마는 그동안 북한 체제에서 감추려 했던 농촌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다.
북한은 2021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새 시대 농촌혁명 강령 이후 다양한 농촌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김 위원장은 지방 간부들의 음주접대 등 부정부패 행위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기강 확립을 촉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드라마가 북한 내부의 기강을 다잡고, 주민들의 체제 충성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제작된 것으로 분석한다.
드라마 속에서는 변화하는 북한 사회의 모습도 엿보인다. 중년 남성이 직접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거나, 자녀의 대학 진학을 위해 농촌 보내기를 거부하는 등 북한 내 달라진 세태가 그려졌다.
북한은 외부 문화 유입을 극도로 경계하며 한국 드라마 시청만으로도 처벌하는 등 주민들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있지만, 이미 외부 문화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