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북한의 핵무기 탑재 전투함 및 핵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무인항공기(UAV)를 탑재한 신형 다목적 지휘함 건조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기존 경항공모함(경항모) 계획을 변경해 ‘다목적 유무인전력지휘함’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해군은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에 경항모 사업의 명칭과 사업 내용을 변경해 ‘다목적 유무인전력지휘함’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사업이 승인되면 차기 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며, 연내 사업 결정이 완료되면 2030년대 후반 신형 함정의 건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지난달 HD현대중공업과 다목적 유무인전력지휘함 개념설계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 말 열릴 합참 회의에서 사업 변경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기존 경항모 사업은 전장 260m, 폭 40m 규모의 3만t급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스텔스 전투기 F-35B 20대를 탑재하는 방식이었다. 사업 규모는 함정 건조비와 전투기 도입비를 포함해 약 7조 원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변경안으로 F-35B 대신 전투·자폭·정찰용 무인기 수십 대를 탑재해 비용을 수조 원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해군은 무인기 중심의 새로운 함정으로 북한의 해상 핵위협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전략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하고 해상 핵타격 능력 확보를 본격화했다. 최현호는 북한 해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전투함으로, 전술핵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최현호급 구축함의 추가 건조와 함께 핵추진 잠수함 건조도 예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현호 진수식에서 “두 번째 신호탄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혀 해상 핵능력 강화를 지속할 뜻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