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러시아군과의 합동 전술훈련에 참여한 영상이 공개됐다. 현장에는 실전 중심의 전투 훈련은 물론, 문화적 교류의 장면까지 담겨 있어 주목된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계 러시아 언론인 겸 정치인 김 마리나 씨가 직접 촬영해 텔레그램에 올린 북한군 훈련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김 씨가 러시아군 훈련소를 방문해 북한 병사들과 소통하고 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이 담겼다.
공개된 영상에서 북한 병사들은 러시아 병사들과 함께 숲속에서 소규모 전술조 단위로 기동하며 구역을 확보하는 등 실전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수행했다. 드론 대응과 전자전에 대한 적응 훈련 등 현대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도 병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병사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간이 회화책도 제작됐다. “안녕하세요”, “준비하십시오”, “사격 개시” 등의 명령어가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병기돼 있으며, 실제 훈련 현장에서 병사들이 이를 활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 병사들의 생활 환경도 일부 공개됐다. 병사들은 난방이 설치된 참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며, 태블릿을 통해 군사 교육 콘텐츠를 학습하고 있다. 식사는 러시아식 식단이 제공되지만, 북한 병사들을 위한 고춧가루도 따로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눈길을 끈 장면은 북한 병사가 러시아의 전통 군가 ‘카츄샤’를 한국어로 번역해 부른 장면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상징이었던 이 노래를 양국 병사들이 함께 부르는 모습은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 정서적 유대와 동맹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마리나 씨는 “이 병사들이 귀국해 인민군을 훈련하게 된다면, 북한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훈련된 군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점차 공개적인 차원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영상은 양국의 전략적 밀착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