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이 개선됐다는 분석이 우크라이나에서 제기됐다. 이로 인해 미국제 패트리엇(PAC-3) 등 방공망으로도 요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아나톨리 크흐랍츠힌스키는 현지 언론 ‘뉴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북한제 KN-23, KN-24 미사일이 초기에는 비행 중 분해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비행 안정성과 명중률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변화는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 덕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KN-23은 화성-11가형,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미사일로, 저고도 변칙기동 능력을 갖췄다. KN-24는 화성-11나형으로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며, 자탄 수백 발을 탑재해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크흐랍츠힌스키는 지난 6일 수도 키이우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 공격 당시 러시아제 이스칸데르-M은 요격됐지만 북한제가 요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패트리엇 시스템의 레이더에는 사각지대가 있으며, 360도 전방위 감시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제 미사일은 레이더를 교란하는 미끼를 동반하거나 궤도 변화로 요격 지점을 계산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미사일 요격은 컴퓨터가 궤적을 기반으로 요격 지점을 계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종말 단계에서의 궤도 변화는 전혀 다른 계산을 요구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내 방공망이 고갈됐다는 우려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는 이를 겨냥하듯 탄도미사일 공격 빈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는 5일 동남부 크리비리흐에, 13일에는 북동부 수미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민간인 34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트리엇을 보완할 수 있는 탐지 및 타깃팅 장비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이 전장 양상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북한제 무기체계의 국제적 확산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