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 축구부 후원회가 주최한 제30차 ‘평화배’ 축구대회가 지난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히로시마현에서 개최됐다. 대회에는 히로시마, 오사카, 효고, 후쿠오카 등 일본 각지에서 조선학교와 일본학교 15개교가 참가했으며, 축구를 통한 조일친선을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역시 예년처럼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축구 대회’라는 외피 아래, 사실상 조선학교 중심의 내부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공식 일본 고등학교 체육연맹 주최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던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대안 대회로 출발했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본 축구 강팀이라 소개된 일본학교 팀들의 존재는 미미했고, 대회 전체가 조선학교 후원회와 동포 커뮤니티 중심으로 운영됐다.
히로시마초중고와 규슈초중고의 합동팀은 1승 2패 2무, 오사카조고는 3패 2무, 고베조고는 2승 1패 2무의 성적을 기록했다. 경기 성과보다 주목할 점은 첫날 개최된 축하모임이다. 조선학교의 무용 공연과 일본학교 치어리딩팀의 댄스가 이어졌으나, 행사 전반은 조선학교의 분위기로 채워졌고, 후원회장의 발언도 ‘선배들의 지지’, ‘꿈을 응원하는 대회’ 등 자화자찬 일색이었다.
15년째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조선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기술뿐 아니라 사회성도 기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지만, 대회가 일본 내 타 학교들과의 진정한 교류의 장이라기보다는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내부적 위로와 결속의 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명분은 ‘평화’였지만, 실상은 조선학교 커뮤니티 내의 자족적 행사로, 축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정치적 연대와 공동체 내 유대의 수단으로 활용한 모양새다. 진정한 조일 친선을 말하려면 개방성과 상호성을 갖춘 행사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