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주민들이 8개월째 계속되는 대남방송 소음 피해에 대해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방음창 설치와 같은 단기적인 해결책이 아닌, 대북·대남방송의 즉각적인 중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일 강화군 대북방송중단 대책위원회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을 갖고, 대북·대남방송 중단을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책위는 “정부가 일부 가구에 방음창을 설치했지만, 선택적 지원으로 인해 주민 간 갈등만 커지고 있다”며 “소음이 더욱 심해진 만큼, 우리가 먼저 방송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송해면, 교동면, 양사면, 강화읍 일대 주민들이 지속적인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의 조사 결과, 송해면 지역의 소음은 76~81dB로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이후 소음이 더욱 증폭됐다는 민원이 이어졌다. 피해 인구도 지난해 7월 4658명에서 10월 5065명, 11월에는 2만 2693명까지 증가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양사면 철산리, 송해면 당신리 지역에서만 방송이 들렸지만, 지금은 강화 전역에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다”며 “캠핑장과 펜션이 문을 닫는 등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북한의 대남방송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이 먼저 대북방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강화군이 위험구역으로 설정된 후 대북전단을 중단하자 북한의 오물풍선도 사라졌던 사례를 근거로 들며, 대북방송을 중단하면 북한도 대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대북방송은 군사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시 차원에서도 소음 측정 용역 및 피해 최소화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특별교부세 확보 등을 통해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