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또한 한미관계 및 한일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5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로, 한반도 문제 연구자, 전직 외교관, 언론인 등 외교·안보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0~20일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미·한일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6명과 20명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한미일 3국 관계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인 25명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단 1명에 그쳤다.
연구소는 “한미관계 악화 전망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동맹국과의 관계가 약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이라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무역 이슈,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등이 주요 긴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다자 협력보다는 양자 협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한미일 협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언급하며 대화 의지를 보였지만,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설문 응답자 중 28명(70%)은 “미북 간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2기 정부 임기 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소는 그 근거로 ▲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입장 차이 ▲ 북핵 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 ▲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협상 문턱이 높아진 점 등을 들었다.
북미대화 자체가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를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과 북핵 고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절반씩 나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미협상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한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북미 협상에서 한국이 배제되지 않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