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고위 관료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베스 반 샤크 미 국무부 글로벌형사사법대사는 11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ICC 제소로 이어지는 경로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ICC 비회원국이기 때문에 관할권이 미치지 않으며, 유엔 안보리가 사건을 회부할 수 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 샤크 대사는 그러나 “국제 범죄는 시효가 없다”고 강조하며, 김정은이 다른 나라로 이동할 경우 그 나라의 사법 체계에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한 여러 국가들이 보편적 관할권 원칙에 따라 국제 범죄에 대해 자국의 사법 체계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이 러시아에 18,000개 이상의 군사 장비와 탄약, 미사일 발사대, 수십 개의 탄도 미사일을 제공했다고 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가도 러시아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최근 북한의 인권 탄압과 관련해 김정은을 ICC에 제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져 왔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3월 북한의 인권 침해를 ICC에 회부할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는 김정은을 침략전쟁 조력 혐의로 제소해 압박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함께 방한 중인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이 남쪽 국경을 요새화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외부 정보를 차단하고 대한민국과 분리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터너 대사는 “우리는 신뢰를 구축할 기회를 모색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러한 기회가 열릴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고 했다.
터너 대사는 스웨덴 등 평양에 공관을 둔 제3국을 통해 북한 내 장기 억류자들의 생사 확인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이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터너 대사는 1년 전 중국이 600명 이상의 탈북자를 강제 송환한 사건을 상기시키며, 이들의 행방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고, 북한에게는 송환된 탈북자들의 행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