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은 9월 30일 열린 제86차 물망초 인권세미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대 위협으로 ‘장마당 세대’를 지목하며 이 세대에 맞는 문화심리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김 전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인권단체 사단법인 물망초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원장은 북한 전체 인구의 약 29%를 차지하는 25∼44세의 장마당 세대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성장해 당국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했으며, 장마당을 통해 외부 문화를 접하면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동당 지시를 따르지만 속으로는 불만을 품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사적 이익 침해에 저항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 전 원장은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어 노동신문에서도 새로운 세대의 변화를 지적하고, 평양문화어보호법 등 ‘3대 악법’을 통해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것도 장마당 세대의 남한에 대한 동경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전 원장은 김 위원장이 각종 행사에 대동하는 딸 ‘주애’를 후계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는 단순히 선전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를 조기에 공개하면 엘리트층의 권력 분화를 초래할 뿐 정치적 이익이 없다고 지적하며, ‘주애’의 후계자설을 부인했다.
또한, 김 전 원장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등 현대식 무기 기술을 원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러시아의 북한과의 밀착은 전술적 차원일 뿐이며,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북한의 진정한 생명줄은 중국이지만, 러시아를 지지하는 북한의 행보는 중국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북중 관계의 변화로 북한에서 부를 축적하는 ‘돈주’들의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