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권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간의 교류회가 지난 8월 25일, 도쿄 조선중고급학교(북구)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교류회는 ‘조선학교 지원단체 교류회 실행위원회’의 주최로 이루어졌으며, 도쿄, 군마, 도치기,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등 각 지역에서 온 20개의 시민단체와 조선학교 교직원 등 총 64명이 참석했다.
일본의 조선고등학교들이 2010년에 고교 무상화 제도에서 제외되는 차별이 발생한 이후, 도쿄에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제3, 제4, 제5, 제6, 제9학교가 있는 각 지역에서 지원단체가 결성되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또한 2010년 이전부터 활동하던 도쿄 제2학교와 서도쿄 지역을 합치면, 도쿄의 조선학교 11개 중 8개 학교가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교류회는 관동권의 조선학교 지원단체 간의 최초의 교류회였다. 올해 5월에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에 반대하는 연락회’가 각 단체에 호소하여 실행위원회를 구성하였고, 그 후 준비를 진행해왔다. 실행위원회는 관동권 각 단체의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교류회에서는 우선 ‘조선학교 무상화 배제에 반대하는 연락회’의 센지 겐타 사무국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도쿄 및 관동 각지에서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모임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잇따라 결성되었다. 관동권의 지원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교류하고 연대하며, 활동 경험을 배우는 장을 제공하고자 이번 교류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학교 교직원을 대표하여 도쿄중고의 윤태길 교장이 발언했다. 윤 교장은 내년과 내후년에 많은 조선학교가 창립 80주년을 맞이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일본 각지에서 조선학교를 설립하고, 오늘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운영해올 수 있었던 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원과 재일조선인들의 노력뿐 아니라, 각 지역의 일본인들의 지원 덕분이었다. 조선학교에 대한 공적 지원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 일본 시민 및 학교와의 교류, 조선학교의 행사에 참여하는 활동 등을 통해 우리 학교 관계자들은 큰 용기를 얻어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윤 교장은 또한 고교 무상화에서 조선학교 제외,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삭감 및 동결, 일본 사회의 우경화 등 조선학교를 둘러싼 어려운 현실을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앞으로도 서로 힘을 합쳐 아이들의 밝은 미래와 진정한 조·일 우호를 위해 함께 나아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교류회에서는 20개의 지원단체 대표들의 발언이 이어져 각 단체의 결성 배경, 활동 내용, 앞으로의 과제 등이 공유되었다. 각 단체들은 2010년부터 시작된 고교 무상화에서의 조선고등학교 제외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삭감 및 지급 중단 등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요청 활동, 서명 운동,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이나 ‘도쿄도 아동 기본조례’ 등의 제도를 이해하기 위한 학습회 개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또한 김치 판매, 기금 설립, 지원금 모금, 학교 행사 참여, 조선학교를 둘러싼 여러 문제를 알리기 위한 서적 및 회보 발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각 단체가 진행하는 독특한 활동들도 주목을 받았다. ‘치바조선학교를 지원하는 현민 네트워크’는 2014년부터 일본 학교 교원이 조선학교에서 특별 수업을 실시하는 한일 교육 연구회를 개최하고 있다. 도쿄조선제6초급학교를 지원하는 ‘다이로쿠 친구회’는 학교가 위치한 오타구의 동네회 멤버들을 학교에 초청하여 떡매치기 대회 및 학교 홈페이지 제작과 운영, 조선학교 어린이들에게 방범경보기를 배포하기 위한 오타구 시의원과의 회의를 올해 5월에 실시했다. 도쿄조선제9초급학교를 지원하는 ‘아사가야 조선학교 사랑의 모임’은 ‘제9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책 읽어주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도쿄 지역의 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치마저고리 친구회’는 재일 1세 가족의 초상사진전, 조선문화와의 교류 모임 & 프리마켓, 조선학교 학생들의 민족무용과 악기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의견 교환의 자리에서는 다른 지역의 실천 활동을 각 단체의 활동에 어떻게 반영할지,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한 조언 등 다양한 이야기가 활발히 오갔다. 예를 들어, 행정에 대한 보조금 재지급 요청 활동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도서관의 도서 대출 및 김치 판매 네트워크를 어떻게 확대해야 하는지, 신입회원 대상 학습회는 어떤 내용으로 개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했다.
향후 실행위원회는 이번 회의를 되돌아보며, 다음 회의 이후의 활동 방향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