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 동안 북한의 도발이 이례적으로 없었던 이유가 북한의 수해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향후 북한의 정치적 일정에 따른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UFS 기간 동안 북한이 예년과 달리 직접적인 군사 도발은 물론 통상 하던 미사일 도발도 하지 않았다”며 “쓰레기 풍선까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와 대조적인 상황으로, 당시 북한은 UFS 시기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북한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발생한 수해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말 압록강 일대의 집중호우로 인해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에 대규모 피해를 입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수해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의주군을 방문해 고무보트를 타고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구명조끼 없이 고무보트를 타고 수해 지역을 방문하거나 1만3,000명의 어린이들을 평양으로 데려오는 등의 모습은 이전에 없던 일로, 북한 내부의 피해가 심각하며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정부 역시 수해를 북한이 도발을 자제한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은 내부적으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의 군사 활동, 예컨대 훈련 같은 것은 이어가고 있었다”며 “도발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수해와 관련된 문제, 러북 간 군사 협력에 대한 불편함, 또는 전략적·군사적 원인 등이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9월 9일 정권수립일,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등 북한의 정치적 행사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선 일정도 북한의 도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월, 10월에 예정된 북한의 여러 정치 일정과 연계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