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에 말뚝을 설치한 혐의를 받는 일본 극우 정치인 재판이 14년째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재판부는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스즈키 노부유키의 첫 공판을 열 예정이었지만,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서 재판을 2027년 3월 17일로 연기했다.
해당 사건은 2013년 2월 기소 이후 같은 해 9월 첫 공판이 예정됐으나, 피고인의 지속적인 불출석으로 단 한 차례도 정식 심리가 열리지 못했다.
법무부가 일본 측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지만 일본 정부는 별다른 회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까지 양국 간 협의 경과를 구체적으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스즈키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힌 말뚝을 묶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15년에는 일본에서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과 경기 광주 나눔의집에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의 소녀상 모형 등을 소포로 보낸 혐의도 추가됐다.
사건 장기화의 핵심 원인은 피고인의 소재가 일본에 있는 상황에서 신병 확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간 범죄인 인도 절차가 사실상 진전되지 않으면서 재판은 장기간 표류 상태에 머물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외국인 피고인이 자국에 머물며 재판에 불응할 경우 실질적인 사법 절차 진행이 어렵다는 한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