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 핵심 인사들과 연계된 전문가들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으며 중동 정세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 한국의 선택이 한·이란 관계는 물론 역내 안보 지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테헤란대의 세예드 마란디 교수는 한국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를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한국 선박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군함까지 투입될 경우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이 미·이란 갈등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와 관련해 이란이 이미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협 인근뿐 아니라 본토에서 발사 가능한 미사일 전력으로 해상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어 외부 해군이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 같은 발언은 사실상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혁명수비대와 가까운 정치평론가들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압둘라 간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미국을 겨냥한 전략적 카드로 언급하면서, 한국 역시 국익을 위해 미국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란 시장에서 철수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경제적 보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대외 강경 기조와 함께 결집 분위기도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핀란드 대사를 지낸 세예드 무사비 이슬람아자드대 부총장은 최근 대규모 반미 시위와 ‘쿠드스의 날’ 행진을 언급하며 국민적 결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충돌 역시 과거 이란·이라크 전쟁과 유사한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신중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파병 요청 여부에 대해 명확한 표현을 피하며 사실상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요구와 이란과의 관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외교적 딜레마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중동 핵심 해상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수급과 해상 물류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의 파병 여부는 단순한 군사적 선택을 넘어 외교·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