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보 협력 구상에 참여 의사를 밝히며 중동 정세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이란과의 군사 충돌로 걸프 지역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주요 해상 요충지 방어를 위한 국제 공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안와르 가르가시 UAE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외교협회(CFR) 주최 온라인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보안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미국이 추진 중인 다국적 해상 안보 체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무장관과 통화를 갖고,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발생한 사상자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UAE 안보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사태에서 UAE는 걸프 국가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 따르면 UAE는 이란으로부터 19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으며,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UAE 국방부는 자국 방공망이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8명이 사망하고 140명 이상이 부상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두바이 공항을 포함한 주요 인프라가 공격을 받으며 경제적 타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UAE가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에 적극 나서면서, 그동안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다른 동맹국들과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명확한 호응을 얻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의 소극적 대응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더 이상의 도움은 필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UAE의 참여 의사는 미국의 해협 방어 구상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에 영향을 미치는 전략적 요충지다. UAE의 이번 결정이 향후 다국적 해상 안보 체제 구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