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원유 수입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한 가운데 중국이 군사 대응보다는 긴장 완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전력을 배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즉각적인 적대 행위 중단이 필요하다”며 “모든 당사국은 안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분쟁 완화와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대변인은 “중국은 중동 국가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며 “관련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긴장 완화와 평화 회복에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국가가 군함을 보내야 한다며 특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참여를 요구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주요 대상국으로 거론됐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군사력을 파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은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지만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군사적 대응에 참여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중동 전쟁 상황에서도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에 대해서는 공격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전쟁 시작 이후 최소 117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됐으며 대부분 중국으로 향했다.
이란 측도 사실상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14일 인터뷰에서 “해협은 우리의 적과 그 동맹국 선박에만 폐쇄돼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과 달리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군사력 파견에 나설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미국 제재 속에서도 이란산 원유를 비공식적으로 대량 수입해 왔으며 이는 이란 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통로로 작용해 왔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도 양국 간 원유 거래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하면서 위안화 결제로 거래되는 원유 선박만 통과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는 에너지 거래에서 달러 중심 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움직임과도 맞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