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히면서 중동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이 비활성 상태의 기뢰 부설 선박 10척을 타격해 완전히 파괴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란이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기뢰는 즉시 제거돼야 한다”며 “지체될 경우 전례 없는 군사적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은 실제로 이란의 해상 기뢰 능력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 함정 여러 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과 기뢰 저장 시설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브리핑에서 중부사령부가 이란의 기뢰 부설 함정과 관련 저장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최근 소형 선박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설치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언론은 한 척당 2~3개의 기뢰를 운반할 수 있는 소형 선박들이 며칠 사이 기뢰를 설치했으며 현재까지는 수십 개 규모지만 필요할 경우 수백 개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이 약 2000~6000개의 해상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당수는 자체 생산이거나 중국과 러시아에서 도입한 장비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에서 외해로 이어지는 전략 요충지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이 지역에 기뢰가 설치될 경우 사실상 해협 봉쇄와 같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 전쟁 확산 우려로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이날 급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 대비 11%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배럴당 83.45달러로 11.9% 떨어졌다. 하루 낙폭 기준으로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유가 급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종전 가능성 언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전쟁 종료 시점에 대해 “아주 곧”이라고 밝히며 공급 차질 우려를 완화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유가 안정을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해당 방안을 논의했으며, 조만간 방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전 최대 방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뤄졌던 약 1억8200만 배럴 규모였다.
중동 군사 충돌과 에너지 공급 변수에 따라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