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포착됐던 미군 대형 수송기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떠난 정황이 확인되면서 주한미군 방공 전력 일부가 중동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항공기 실시간 추적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오산기지에 착륙했던 미 공군 전략수송기 C-5와 C-17 여러 대가 이달 들어 집중적으로 이륙했다. 일부 항공기의 행선지는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기지로 확인됐으며 최소 6대 이상이 동일 노선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초대형 전략수송기 C-5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C-5는 C-17보다 적재 능력이 큰 장거리 전략수송기로 대형 장비나 미사일 체계 등 중량 장비 운송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달 하순 최소 2대가 오산에 도착한 뒤 각각 지난 2월 28일과 3월 2일 한국을 떠났으며 일부는 14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 기록이 확인돼 미 본토 또는 중동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한국 내 다른 미군기지에 배치됐던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오산기지로 이동시킨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과정에서 이동된 패트리엇 일부가 대형 수송기에 실려 해외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패트리엇은 탄도미사일을 저·중고도에서 요격하는 대표적인 방공 무기체계다. 한반도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와 함께 북한 미사일 대응 방어망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수송기 이동이 실제 전력 차출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는 3월 9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준비 과정에서 이뤄진 통상적인 장비 이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 정세 역시 변수로 꼽힌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미국은 중동 지역 방공 전력 보강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에 배치된 패트리엇 재배치 문제도 양국 군 당국 간 협의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과 한국 국방부는 이번 수송기 이동과 관련해 구체적인 전력 운용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작전 보안상 특정 자산의 이동이나 재배치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군 안팎에서는 중동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주한미군 전력의 추가 차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당시에도 주한미군 패트리엇 2개 포대가 중동에 순환 배치됐다가 약 4개월 뒤 한국으로 복귀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