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정부가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광범위한 토지를 ‘국유지’로 등록하는 정책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병합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내각은 15일(현지시간)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중단됐던 서안지구 토지 소유권 정리 절차를 재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해당 안건은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과 야리브 레빈 법무장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공동 제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이 특정 지역을 등록 대상지로 공고하면, 해당 토지에 권리를 주장하는 주민은 일정 기간 내 소유권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입증에 실패할 경우 국유지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서안지구는 1990년대 오슬로 협정에 따라 A·B·C 3개 구역으로 나뉜다. 팔레스타인 주민이 밀집한 A구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행정과 치안을 담당하고, B구역은 행정은 자치정부가, 치안은 이스라엘이 맡는다.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하는 C구역은 유대인 정착지와 군사시설, 자연보호구역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스라엘이 행정·군사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반정착단체 피스나우는 이번 조치가 서안지구 C구역 전반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해 대규모 토지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측 토지가 대거 국유지로 전환될 경우 정착촌 확장에 법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C구역에서 자체 토지 등록을 추진해왔다며, 이번 조치는 투명성과 법적 명확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 절차라고 설명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국제법 위반이자 사실상의 병합 시도라고 반발했다.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을 무효라고 주장했다.
요르단 등 인접국도 우려를 표명했다. 요르단 외무부는 점령국으로서의 의무를 준수하라며 조치 철회를 촉구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인근 지클라그와 북부 라맛다비드에 국제공항을 신설하는 계획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증가하는 관광과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 확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