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전 주한미국대사대리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와 관련해 “한국은 최소한 일본과 같은 20% 우라늄 농축 능력을 보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둘러싼 협정 개정 논의에서 한국의 권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전 대사는 15일 워싱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도 한국의 필요성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합의 조항이 반드시 이행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미국의 사전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윤 전 대사는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해서도 “실현될 것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 합의와, 원잠이 핵무기 탑재 잠수함과는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은 원잠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잠 건조를 위해서는 소형 원자로 안전 규제 체계 마련 등 제도적 준비가 필요해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와 관련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탄핵으로 한국이 정부 공백 상태였던 시기에 워싱턴에서 나온 일종의 소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이 강력한 동맹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주한미군 규모 축소 논의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군과 미군 모두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관에 대해서는 “동맹을 국내 정치와 예산, 비용 계산의 관점에서 본다”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나토 같은 동맹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최소 3.5%까지 늘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인식 변화도 언급했다. 윤 전 대사는 “대선 전에는 이 대통령을 친중파로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며 “미국에서는 그를 실용주의 정치인으로, 한미 동맹을 위해 적극 나설 인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과 동맹 관리 성과에 대해서도 “대미 관계 구축에 놀라울 정도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핵 비확산 우려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우려가 크겠지만, 원잠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원자력 발전과 추진 동력 같은 실질적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부가 지난해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 올린 사실에 대해서는 “매년 정기적으로 재검토되는 사안으로,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가 조지아주 한국 기업 공장에서의 이민단속을 “큰 실수”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한국의 투자가 미국에 필요하다는 인식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며 “기존 선입견에서 상당히 멀리 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