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93개국을 모두 방문한 덴마크 여행가가 북한에서 겪은 극심한 통제와 구금 위기 경험을 공개하며 북한 체제의 폐쇄성과 위험성을 생생히 전했다.
덴마크 출신 여행가 헨릭 예프센(37)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북한 방문 당시 상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27세에 유엔 회원국 193개국을 모두 여행한 최연소 기록 보유자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분쟁 지역 경험도 적지 않지만 “북한만큼 극단적인 통제를 경험한 나라는 없었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예프센은 북한에서 인터넷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이동 역시 안내원 동행 없이는 허용되지 않는 등 모든 행동이 제한됐다고 밝혔다. 대기오염으로 건강 위험도 컸다며 “자유가 거의 없고 공기질도 최악 수준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규정을 철저히 지키며 여행을 이어갔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동행하던 여행자가 북한 안내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외국인 동료의 유골을 몰래 뿌리는 행동을 했고, 이 장면이 북한 측에 적발된 것이다. 예프센은 그 순간 “오토 웜비어 사건이 떠올랐다”고 했다. 웜비어는 2016년 선전물 절도 혐의로 체포된 뒤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혼수상태로 송환된 후 사망한 바 있다.
예프센은 “노동수용소에 보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동행인이 북한 당국에 ‘사과문’을 제출한 뒤에야 출국이 허가됐으며, 공항에서도 직원들이 두 사람을 둘러싸고 ‘국가를 오염시켰다’며 비난을 이어가는 등 긴장이 지속됐다고 한다.
예프센은 자신들이 구금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외국인 억류가 북한에 불필요한 국제적 관심을 야기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살아서 나올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며 북한 방문이 자신이 경험한 세계 모든 여행 중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