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해온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안정 문제를 논의하면서, 중국의 전통적 접근법이 재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쌍중단’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는 대신, 한국과 미국이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자는 제안이다. 군사적 긴장을 동시에 완화해 대화의 조건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중국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쌍궤병행’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을 병행 추진하자는 내용이다. 즉 비핵화 협상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동시에 진행해 상호 신뢰를 쌓고, 단계적 진전을 이루자는 접근이다.
이 두 구상은 시진핑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는 기본 틀로, 북한과 미국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한 중국식 해법으로 평가된다. 베이징은 ‘압박보다는 대화’를 내세우며 한반도 안정 유지와 군사충돌 방지를 우선시해왔다.
다만 한국과 미국은 이 같은 구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정례 훈련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핵화가 선행되지 않는 평화체제 논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외교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반도 안정 노력을 약속한 만큼, 중국이 기존 구상을 현실 여건에 맞게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중 관계 복원과 맞물려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