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하기 위한 다탄두 재진입체(MIRV) 기술 시험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열병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성대하게 열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공화국 무력의 열병종대들이 국방상 노광철 대장을 선두로 장엄한 행진을 벌였다”며 “최강의 핵전략무기 ‘화성포-20형’이 등장하자 광장에 환호가 터졌다”고 보도했다.
화성-20형은 기존 화성-19형과 동일한 11축 22륜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렸지만, 중앙 기립장치를 채택한 점이 달라졌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러시아식 중앙 기립 방식으로 개량된 형태”라며 “탄두부 덮개가 뾰족형에서 둥근 형태로 바뀐 것은 적재 공간을 늘리기 위한 설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를 사거리 1만5000㎞로 사정권에 둔 화성-18형과 19형을 개발했지만, 여기에 멀티탄두 능력을 추가한 화성-20형을 내세운 것은 MD 회피용 핵전력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화성-20형은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며, 탄소섬유복합재료 적용으로 대기권 재진입 시 내열성과 추진력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 “5개 이상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MIRV 능력을 확보하면 미국의 요격망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해 이후 추력 200tf급 신형 고체연료엔진을 시험하며 지속적으로 ICBM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미사일총국 산하 연구기관을 시찰하며 직접 엔진 시험을 참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ICBM뿐 아니라 극초음속 활공체(HGV) 형태의 탄두를 장착한 단거리미사일 화성-11마도 주목받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KN-23 계열 미사일에 HGV 종말부를 결합한 형태로, 고각·저각 혼합 기동을 통해 요격 회피를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은 ‘천마-20형’ 전차, 600㎜ 초대형 방사포, 신형 22연장 방사포, 장거리 순항미사일, 무인기 발사차량 등 개량 재래식 무기체계도 대거 공개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열병식은 전략무기뿐 아니라 전술·비대칭 전력까지 망라한 다층 억제체계 과시였다”며 “한·미·일 3국을 동시에 겨냥한 종합 군사력 시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 행사에 1만6000여 명 병력과 최신 장비를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열병식 단상에서 핵전력 강화 노선을 재확인하며 “적들이 감히 공화국의 주권을 건드릴 수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