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전형적인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협상의 무대였다. 트럼프는 이번에도 자신의 ‘거래의 기술’을 그대로 반영하며 익숙한 패턴을 보여줬다.
카우보이 대신 게릴라 외교
트럼프는 거칠고 단순한 ‘카우보이 외교’ 대신 상대를 당황시키고 돌발 행동으로 흔드는 ‘게릴라 외교’를 구사했다. 회담 전 교회 방문,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발언, ‘숙청이나 혁명’ 같은 자극적 표현은 실제 의도라기보다 협상용 카드였다. 이는 강성 지지층을 달래고,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쌓는 전형적 방식이었다. 이후 “사실인지 모른다, 알아보겠다”는 발언은 옵션을 열어둔 안전장치에 불과했다. 여권과 야권의 상반된 반응에도 불구하고 발언 자체의 실체는 크지 않았다.
흐뭇한 미소, ‘스머크’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를 ‘북한 문제 해결 열쇠’로 보는 듯했다. 김정은과의 관계 회복을 구걸하는 모습은 자존심을 낮춘 인상을 줬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미 북한 문제에 큰 관심이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등 노벨평화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의제들이 훨씬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집착은 오히려 트럼프에게 유리했다. 그는 북한 카드를 재활용하며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명분을 얻는다. 회담장에서 그의 표정은 계산이 깔린 ‘흐뭇한 미소’였다.
호수 위 백조의 모습
겉으로는 두 정상이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긴장을 피해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계산에 몰두한 모습이었다. 화려한 외양과 달리 수면 아래서 발을 구르는 백조처럼 불안한 균형이 읽힌다. 특히 트럼프의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 발언은 그 자체로 진동을 전했다. 서울과 워싱턴이 “성공적 회담”을 자평하겠지만, 경제 지표가 하강하는 한국의 현실과 정치적 기반이 흔들리는 집권 여당을 감안하면 불안 요인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