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8년부터 매년 발간해 온 ‘북한인권보고서’를 올해는 제작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보고서 발간이 중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다음 달 정기국회 전까지 ‘북한 주민 인권 실태’를 포함한 ‘북한인권 증진 계획’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지만, 이를 별도의 보고서로 제작하는 절차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올해 새롭게 확보한 북한이탈주민 진술이 많지 않으며, 특히 북한에서 직접 넘어온 ‘직행 탈북민’ 수가 한 자릿수에 불과해 의미 있는 증언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인권보고서는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가 탈북민 증언을 토대로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공개처형, 강제노동 등 인권 침해 실태를 기록한 문서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개인정보 보호와 남북관계 고려를 이유로 ‘3급 비밀’로 지정해 비공개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2023년과 2024년에 이를 공개 발간하고 영문판까지 제작해 국제사회에 배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대북 유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보고서 발간 중단은 북한 인권 문제로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인권 문제를 남북관계의 정치적 변수로 다루는 것은 보편 가치 훼손이라는 비판과 함께, 북한의 인권 실태를 기록·감시하는 국제적 압박 기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조치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일부는 “북한인권 실태조사 자료 발간과 관련해 여러 방안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며 “새로운 증언 확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