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평화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지 5년 만에 경남 양산에 평화의 소녀상으로 다시 태어났다. 양산 시민들이 주도한 이 소녀상은 29개 사회단체의 연대와 2,728명의 시민이 모금한 8,835만 원으로 제작되었으며, 양산도서관 입구에 세워졌다.
김복동평화공원 양산시민추진위원회는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날을 맞아 경남도교육청 양산도서관에서 기림식과 함께 소녀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박미해 상임대표를 비롯한 시민추진위 위원, 29개 사회단체 관계자, 시민, 시의원, 교육청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고 김복동 할머니를 기렸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와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박미해 대표는 “양산 평화의 소녀상은 김복동 할머니가 지향했던 평화로운 세상의 상징이다. 우리는 할머니의 가치를 이어받아 평화나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양산도서관을 평화의 소녀상 설치 장소로 제안한 이유를 설명하며, “역사는 왜곡되어서는 안 되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전 의원은 “오늘의 소녀상 제막식은 김복동 할머니가 평화와 희망을 이야기했던 것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라고 말하며, “김복동 할머니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소녀상을 세울 것이라고 했던 말을 이 자리에서 실현시켰다”고 강조했다.
김복동평화공원 양산시민추진위원회는 2019년 김복동 할머니가 별세한 후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이번 소녀상 제막식을 통해 그 결실을 맺었다.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전 세계에 알리고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비기금을 설립하는 등 인권운동에 앞장섰다. 양산 시민들은 이러한 할머니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번 소녀상 제막식을 통해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