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피해자 가족 모임이 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살포 중단을 공식 선언했다. 접경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고,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국면 전환을 예고하는 중대 결정이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이날 오전 11시 임진각 내 한반도생태평화종합관광센터 2층 야외 쉼터에서 파주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 전단 살포를 더는 이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접경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남북 간 충돌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는 김경일 파주시장과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시갑)을 비롯해 납북 귀환자 등 관련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선언문을 통해 다른 민간단체들도 전단 살포 중단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임진각은 처음으로 대북 전단 살포 행사를 열었던 장소로, 갈등과 논쟁이 반복됐던 곳”이라며 “이제는 그 갈등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방향을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납북자 문제 등도 함께 이야기하며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도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 24일 김남중 통일부 차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전단 살포 중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납북 피해 가족들 간 내부 논의와 지역사회 의견을 종합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는 “그동안 가족들은 오랜 시간 정부를 믿고 천륜의 회복을 기다려왔다”며 “이재명 정부가 소통을 통해 납북자 가족들의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번 선언은 남북 관계와 접경지역 안전, 인권 문제의 복합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