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보낸 25% 관세 부과 서한과 관련해, 이는 ‘트럼프식 협상전략’의 전형적인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무역이나 관세 분야는 제 전문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 간 적절한 관세율이나 타협점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면서도 “상식적 선에서 보면 트럼프가 제시한 25%는 미국 측도 실제 수용하기 어려운 협상용 최대치(ceiling)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 역시 현행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긴 어려운 만큼, 결국 쉽지 않은 협상을 통해 조율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김 교수는 이번 서한 공개 방식에 주목했다. 트럼프가 개인 SNS에 이 서한을 직접 공개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메시지를 넘어선 압박 카드로 해석했다. “이는 강자의 입장에서 높은 수치를 일단 던져 놓고, 약자인 상대에게 양보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Putnam의 ‘투 레벨 게임’ 이론에서 보듯, 국제협상(레벨1)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상대국의 국내 정치(레벨2)를 교란시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언론과 여론, 전문가들이 혼란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반응을 보일수록 트럼프가 의도한 효과는 극대화된다”며 “이미 일부 언론 보도를 보면 불확실성을 키우며 트럼프의 전략을 돕고 있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조급한 봉합 시도보다는 차분한 로드맵에 따라 투명하게 상황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부는 국내 여론 동요를 최소화하며 두 레벨 모두를 균형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언론과 전문가들도 협상 상대를 이롭게 할 수 있는 과도한 반응, 즉 ‘이적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