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탈북민 입국자 수가 3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그 다수가 북한판 MZ세대로 불리는 ‘장마당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17일 ‘2025년 1분기 탈북민 입국 현황’을 공개하며,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남성 1명, 여성 37명 등 총 38명의 탈북민이 한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특히 입국자 가운데 2030세대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제3국에 체류하다 한국으로 입국했으며, 직행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탈북민 입국 추이는 2023년 43명, 2022년 34명, 2021년 63명 등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이번 분기 소폭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0년대만 하더라도 탈북민은 연간 1000명 안팎 수준이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229명으로 급감했다.
특히 이번에 입국한 탈북민 중 다수가 북한의 기존 체제에 환멸을 느끼는 MZ세대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은 배급경제가 붕괴된 이후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해결해온 세대로, 체제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생존 중심의 가치관이 뚜렷한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는 국가보다 시장에 의존하는 생활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장마당 세대’라는 용어가 정착됐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하에서의 사회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북한 당국은 공식적으로 이러한 이탈 행위를 ‘변절’로 규정하며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15일 평양 화성지구 3단계 1만세대 살림집 준공식에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해 웃는 얼굴을 보이는 장면이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다. 대외적으로는 체제 안정과 민생 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탈북 흐름은 체제 내부의 균열 가능성을 암시하는 신호로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