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축하단이 김정일의 생일(2월 16일)을 기념하는 행사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 당국은 이를 두고 ‘민족 최대의 경사’라고 치켜세웠지만, 실상은 체제 선전의 도구로 동포들을 동원하는 또 하나의 정치 행사에 불과했다.
총련 간부들, 북한 방문으로 ‘충성 경쟁’
15일 평양에 도착한 축하단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김호철 부위원장 등 북한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총련 인사들의 방북이 사실상 중단되었다가 지난해 9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6주년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방문은 겉으로는 ‘혈연의 정을 나누는 자리’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북한 정권의 충성을 다짐하고 체제 선전에 이용되는 행사에 불과하다. 총련 간부들은 “김정은 원수님의 배려”를 연신 강조하며, “총련과 재일동포들에게 크나큰 믿음과 사랑을 안겨주셨다”고 찬양하는 데 집중했다.
북한 경제난 외면한 ‘선전용 행사’
총련 대표단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만수대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며 ‘충성’을 다짐했다. 이어 김정일 생일 83주년을 맞아 열린 각종 경축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행사 내용은 북한 체제 찬양 일색이었다. 북한은 “김정일 장군님의 유훈을 받들어 전면적 국가부흥의 새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화성지구 살림집 건설 사업을 자랑했지만, 실제로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이 현실이다.
‘장군님 사랑’ 강조하며 동포사회 결속 도모
특히 올해는 1995년 일본 한신·아와지 대지진 30주년이 되는 해로, 총련 측은 김정일이 당시 ‘거액의 위문금’을 보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국의 사랑’을 선전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국가 재정난으로 인해 수십만 명이 굶주리고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외면했다.
총련 간부들은 “장군님께서 총련을 위해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하셨는지를 되새기는 자리”라고 주장했지만, 북한 정권이 총련을 해외에서 외화벌이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일방적인 충성 서약에 가깝다.
총련, 북한 체제 유지에 ‘들러리’ 서는 현실
총련 간부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장군님께서 다져주신 번영의 초석 위에 오늘의 변혁적 시대가 꽃피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일본 내 총련 사회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북한의 경제난과 인권 문제를 목격한 젊은 세대들이 이탈하면서, 총련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축하단 방문 역시 북한 당국이 해외 동포 사회를 체제 유지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실질적인 교류와 발전이 아닌, 충성 경쟁과 정치적 선전 행사로만 활용되는 총련과 북한의 관계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