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진영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노선이 2026년 들어 군수·조선 산업으로 급속히 확장되면서 한국 정부의 대미 전략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이었던 한미 산업 협력이 이제는 군함·방산·조선 공급망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한국 정부는 현재 미국의 관세 압박과 공급망 재편 요구에 대응해 조선·방산 협력을 협상 카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자국 제조업과 군수 생산기반 복원을 추진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한국에 주목하는 핵심 배경은 조선업이다. 미국은 군함 건조 능력 부족과 노후 조선 인프라 문제를 겪고 있다. 반면 한국은 LNG선과 군함, 특수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 내부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면 한국 조선업과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도 이런 이유다.
실제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조선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트럼프의 MAGA 구호를 조선업으로 확장한 개념이다. 프로젝트에는 한국 조선사의 미국 현지 투자, 금융지원, 공동 생산체계 구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단순 투자 차원이 아니라 한미 전략동맹 업그레이드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이 미국의 안보·산업 재건 과정에서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과 특수선 공동 건조 분야는 한국 방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영역으로 떠올랐다.
대표 사례가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다.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면서 현지 군수·특수선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치권 역시 자국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이유로 한국 조선사의 투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하지만 한국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조선 협력을 명분으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확대를 지속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자동차·반도체 분야에서도 관세 문제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를 사실상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협력은 확대하되 산업 주권은 지킨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의 협력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핵심 설계기술과 국내 생산 기반 유출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 정부는 방산·조선 협력을 안보동맹 강화와 연결시키고 있다. 북한·중국·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 조선·방산 역량이 매우 중요한 카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대선 이후 MAGA 노선이 재집권 기조로 강화되면서 한국 역시 “안보와 산업을 묶는 실리외교”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다. 관세와 공급망 압박을 방어하기 위해 조선·군수산업 협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이 한미 산업동맹 재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과 방산이 단순 산업 영역을 넘어 외교·안보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