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규모 헌법 집회에 약 5만 명이 참여하며, 집회 문화의 변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장은 다양한 ‘아트 깃발(幟)’이 집결한 시각적 퍼포먼스 공간으로 변모하며 기존 시위 방식과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이번 행사는 ‘평화와 생명, 인권’을 주제로 한 헌법 기념 집회로, 2026 헌법 대집회라는 이름으로 개최됐다. 주최는 시민단체 연합 성격의 실행위원회가 맡았다.
특히 눈에 띈 것은 다수의 ‘가상 단체’ 참여였다. 조직 형태보다는 메시지 중심으로 결집한 이들 그룹은 주로 젊은 여성 참여자가 많았으며, 개별 창작물 형태의 깃발과 시각 디자인을 앞세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는 사진 촬영과 공유를 염두에 둔 연출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흐름은 2010년대 중반 일본 안보 관련 법제 개편 시기 이후 본격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집회에서 등장한 예술 기반 표현 방식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시위의 형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트 깃발 문화의 출발점으로는 도쿄예술대 유志회가 지목된다. 해당 그룹은 실제 학생과 졸업생 중심으로 구성된 100여 명 규모의 단체로, 초기부터 예술적 표현을 집회에 접목해왔다. 이번 집회에서도 이들의 깃발이 여전히 등장하며 상징성을 이어갔다.
행사가 열린 아리아케 방재공원 일대는 대규모 인파와 함께 다양한 메시지가 시각적으로 표출되는 공간으로 채워졌다. ‘헌법을 살려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자’는 구호 아래, 참여자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헌법 가치에 대한 해석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일본 시민사회가 전통적인 조직 중심 동원에서 벗어나, 개인과 소규모 네트워크 기반의 참여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동시에 예술과 정치적 메시지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표현 방식이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