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자위대 간부 계급 명칭을 국제 기준에 맞춰 군대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후 1954년 자위대 창설 이후 처음으로 계급 체계를 손질하는 조치다.
일본 유력지 요미우리신문은 25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자위대법 개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현재 독자적으로 운용 중인 계급 명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군 계급 체계에 맞게 바꾸는 것이다.
현행 자위대 계급은 ‘장(將)’부터 ‘2사(2士)’까지 16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번 개편에서는 준위를 제외한 위관급 이상 간부 명칭이 변경 대상이다.
구체적으로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를 지휘하는 최고위 계급 ‘막료장’은 ‘대장’으로 바뀐다. 다른 장성급 역시 ‘중장’ 등 일반 군대 체계에 맞는 명칭으로 조정된다. 영관급에서는 ‘1좌’를 ‘대좌’로, ‘2좌’와 ‘3좌’를 각각 ‘중좌’, ‘소좌’로 변경한다. 위관급인 ‘1위’는 ‘대위’로 바뀐다.
반면 부사관과 병사에 해당하는 ‘조(曹)’와 ‘사(士)’ 계급은 기존 명칭을 유지한다. 당초 ‘2조’를 ‘군조’, ‘2사’를 ‘이등병’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구 일본군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내부 의견이 반영돼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집권당인 자유민주당과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가 합의한 정책의 일환이다. 양당은 연립 합의문에서 2026회계연도 내 자위대 계급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개편 명분으로 국제 협력 시 혼선을 줄이기 위한 표준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위대를 사실상 군대로 인정받기 위한 단계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계급 명칭을 군대식으로 정비한 뒤 헌법에 자위대를 명시하는 개헌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민당은 자위대의 헌법 명기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고, 일본유신회는 자위권과 국방군 개념까지 포함한 개헌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은 전후 체제에서 벗어나 군사적 역할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조치를 “큰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다만 자위대법뿐 아니라 급여 관련 법령 등 다수의 제도 정비가 필요해 실제 시행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