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이나 민족과 무관하게 모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제정된 일본의 ‘아동기본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일부 아동은 이 법의 보호 범위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2022년 아동기본법을 제정해 모든 아동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보호받을 권리를 명문화했다. 해당 법은 아동의 존엄성과 권리를 국가 책임으로 규정하며, 국적이나 출신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내 조선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제도적 차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교무상화 정책이다.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고등학교 교육비 지원 제도를 도입했지만, 조선학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교육 내용과 운영 투명성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시민단체와 국제기구는 이를 사실상 민족 차별로 보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유엔 인권기구는 일본 정부에 대해 조선학교 차별 시정을 여러 차례 권고했으며, 교육 접근권 보장을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정책 변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은 아동기본법의 취지와 충돌한다는 비판을 낳는다. 법은 모든 아동을 동등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하지만, 특정 집단 아동이 정책적으로 배제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일본 정부의 정책 전환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국제 인권 규범에 따른 권고 이행, 아동기본법의 차별 없는 적용, 조선학교에 대한 교육 지원 확대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 권리는 보편적 가치로, 정치적·외교적 문제와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며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사회 통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동기본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권리 보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일본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