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즉각적인 제거를 요구하며 군사 대응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미국 CNN은 10일(현지시간) 미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며칠 사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기뢰는 수십 개 수준이지만 이란이 마음만 먹을 경우 수백 개까지 설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CBS 역시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소형 선박을 이용해 기뢰를 운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선박들은 한 번에 2~3개의 기뢰를 싣고 해협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이란이 약 2000~6000개의 기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자체 생산 장비이며 일부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도입된 것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 이곳에 기뢰가 설치될 경우 사실상 해협 봉쇄와 같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국제 에너지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전부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기뢰 외에도 폭발물을 실은 선박이나 해안 미사일 포대를 이용해 통과 선박을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며 “설치된 기뢰가 지체 없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군사적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만약 이란이 설치했을 수도 있는 기뢰를 제거한다면 이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군은 이미 관련 군사 행동에 착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게시물에서 “지난 몇 시간 동안 작전 중이 아니던 이란의 기뢰 부설 선박 10척을 타격해 완파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의 기뢰 부설 함정과 기뢰 저장 시설을 겨냥한 타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법적으로 봉쇄된 상태는 아니다. 이란 외무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 해협 봉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 혁명수비대가 최근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다수 국가의 상선들이 통항을 중단하거나 우회하면서 해협 항로는 사실상 위축된 상태다. 국제 에너지 시장 역시 중동 군사 긴장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