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일 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공군 기지를 겨냥한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민간 화물로 위장한 트럭이 러시아 내륙으로 침투했고, 내부에서 원격 사출된 소형 FPV 드론들이 여러 공군 기지를 동시 타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이 작전으로 전략 폭격기 등 핵심 자산에 약 70억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왜 ‘드론 전쟁’으로 불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수백만 원 수준의 소형 드론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전략 폭격기를 위협하며 전장의 비용 구조를 뒤흔들었다. 탱크와 유인 전투기가 전장의 중심이던 기존 전쟁 양상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는 절대적인 병력과 장비 열세를 인정하고 무인 전력에 국가 역량을 집중해왔다. 상용 드론을 개조한 공격용 FPV에서 출발해 장거리 자폭 드론, 해상·수중 드론까지 전력 스펙트럼을 빠르게 확장했다. 2023년 모든 전투 여단에 무인 항공기 중대가 편성됐고, 2024년에는 드론 운용과 전술 개발을 전담하는 무인체계군이 창설됐다. 2025년 우크라이나군은 전체 공격 임무의 약 60%를 드론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전쟁 전부터 축적된 정보기술 역량이 있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유럽의 코딩 공장’으로 불릴 만큼 대규모 고숙련 개발 인력을 보유해왔다. 이 인력은 전시 체제로 전환되며 드론 소프트웨어, 통신 암호화, 표적 인식 알고리즘 개발에 투입됐다. 민간 IT 기업과 스타트업, 자원봉사 개발자들이 전선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며 주 단위로 전술과 기술이 개선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부 주도의 방위 기술 플랫폼 브레이브1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화했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자금 지원, 군과 제조사의 연결을 동시에 수행하며 기존 방산 산업의 장기 개발 구조를 단축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실전에서 쓸 수 있으면 곧바로 투입하는 방식이 정착됐고, 상용 부품을 조합한 저비용 생산이 대량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2024년 한 해에만 약 220만대의 드론이 생산됐고, 2025년 목표치는 400만대로 제시됐다.
전장의 성과는 투자로 이어졌다. 2025년 우크라이나 방위 기술 스타트업 수십 곳이 1억달러를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독일의 라인메탈, 튀르키예의 베이카르, 미국의 노스롭그루먼 등 글로벌 방산 기업도 현지 생산과 합작에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한복판에서 유럽의 새로운 방위 산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드론 핵심 부품 상당수가 해외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 차질이 곧바로 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전자전과 광케이블 유도 드론 등으로 대응 수단을 고도화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드론 공군 기지 타격은 현대전의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값싼 하드웨어와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실전 데이터가 결합된 우크라이나식 전쟁 모델은 기존 군사 교리를 재편하고 있다. 드론은 단순한 보조 무기가 아니라 국가 산업 구조와 안보 전략을 동시에 바꾸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