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집단체조와 심야 열병식을 강행했다. 하지만 화려한 불꽃과 퍼포먼스 뒤에는 아동착취와 인권유린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수만 명이 동원된 ‘대집단체조’와 열병식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2020년 이후 5년 만의 재개로, 김정은이 행사 내내 ‘엄지척’을 들어 올리며 대만족을 표시한 장면이 포착됐다. 그러나 외부 시각에서 보면 “역대급으로 보기 불편한 인권침해 현장”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공연과 열병식에는 수개월 전부터 훈련을 받은 군인과 학생, 시민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우산조차 쓰지 못한 채 자정을 넘길 때까지 빗속에서 구호를 외치며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행사 관계자들은 “모든 참가자가 생리현상까지 참아가며 혹독한 훈련에 몰입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행사를 통해 체제 결속과 대외 과시 효과를 노렸다고 분석한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10만 명 이상이 동원된 이번 공연은 아동착취와 인권유린의 상징”이라며 “김정은이 대만족을 표한 만큼 체제 선전 수단으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역시 “북한이 화려한 쇼로 국제 주목도를 높였지만, 동시에 인권침해 실태를 전 세계에 노출한 셈”이라며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유럽 국가들과 러시아까지도 북한과의 협력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대화 가능성만을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북한의 대집단체조는 체제 선전의 무대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외면해서는 안 될 인권유린의 현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