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북한 식당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식당은 ‘평양관’이라는 이름으로, 모스크바 남동부 옛 패밀리 레스토랑 ‘베르바’ 자리에 들어섰다. 현재 간판은 여전히 이전 식당 이름이 걸려 있지만, 정문 앞에 손글씨 간판과 한복 차림의 안내원이 배치돼 북한 식당임을 알리고 있다. 얀덱스 지도 리뷰에 따르면 정식 간판은 16일 교체됐다.
리뷰에 따르면 이곳에는 “승무원 같은 단정한 제복 차림의 젊은 여성 종업원들이 있다”고 소개됐다. 메뉴는 라면, 비빔밥, 한국식 바비큐, 김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은 모스크바 기준으로 보통 수준이다. 한 리뷰어는 치킨 윙, 김치찌개, 매운 된장국, 민물 농어찜을 주문해 총 44달러(약 6만1000원)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문이 늦고 음식이 뒤섞여 나오며, 종업원들의 러시아어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입장 과정에서 북한인 접수원이 손님들에게 여권 제시를 요구하며 러시아인 여부를 확인한 뒤 입장을 허용했다는 증언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과거 중국, 동남아, 몽골 등지에 노동자를 파견해 식당을 운영했으나, 유엔 제재로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그럼에도 해외 식당은 여전히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도 새 매장이 개점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15년 전 북한인이 설립한 식당 ‘고려’가 있었고, 팬데믹 시기에도 문을 열었으나 2021년 청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운영이 지속되고 있으며, 2022년 이후 얀덱스에만 850개 이상의 리뷰가 달렸다. 이 식당 또한 북한 여성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외국인 손님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문을 연 ‘평양관’은 북한 식당의 해외 영업망 확대와 외화 확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