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아내 리설주가 약 1년 반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구찌의 고가 가방을 든 모습이 포착돼 사치 논란이 다시금 일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24일)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 위원장과 딸 주애, 리설주가 함께 참석했다고 밝혔다. 리설주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1월 1일 신년 경축 공연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이날 리설주는 눈에 띄는 흰색 정장 차림의 딸 주애와 달리 다소 캐주얼한 바지 정장을 입고 김 위원장과 주애 뒤에서 조용히 내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든 가방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제품으로 추정되며, 가격은 약 3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최고 권력층의 명품 소비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2023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의 가방을 들었고, 딸 주애 역시 같은 해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디올 외투를 입은 바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사치품 수출을 엄격히 금지한 결의 1718호를 위반한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외교행낭 등 불법 경로로 사치품을 밀반입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리설주의 등장에 대해 김 위원장 가족이 ‘가정의 안정감’을 강조해 국가적 안정감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적 의도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극심한 경제난과 대비되는 명품 노출이 북한 내부에서조차 비판적 여론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