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진수 도중 넘어져 손상된 신형 구축함의 수리를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9일(현지시간) 북한 북동부 라진항의 건선거(dry dock)로 옮겨진 구축함의 최근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방송은 북한이 러시아 접경 지역인 라진항을 양국의 군사적·경제적 협력 중심지로 삼으려 한다는 국방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미국 육군사관학교 현대전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라진항이 위치한 라선경제특구를 북한과 러시아의 주요 협력 거점으로 지목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진수 도중 넘어져 손상된 구축함의 뱃머리에 장착된 음파 탐지기가 파손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음파 탐지 관련 기술이 부족해 주로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이를 수입해왔기 때문에 복구 작업 또한 외부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반면 한국 정부와 국회 일각에서는 구축함의 외부 손상이 심각하지 않고 음파 탐지기 손상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는 의견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축함 내부의 기계·전자장치에 바닷물이나 소금기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세밀한 복구 작업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진수 사고 당시 현장에서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관련 책임자 처벌과 함께 6월 말까지 복구 작업을 완료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구축함 복구가 라진 배수리 공장에서 7∼10일 동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