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를 매개로 북한 공작원과 연계해 군사기밀을 유출하려 한 가상화폐거래소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1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41)씨에게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북한은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반국가적 성격을 동시에 가진다”며 “피고인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며 대한민국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A씨로부터 7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은 뒤 현역 장교를 포섭하려 시도했으며, 군사 기밀 해킹 시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씨는 2021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가상화폐 커뮤니티를 통해 A씨와 접촉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총 6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수수했다. 이후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해킹을 시도하며 관련 장비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포이즌 탭(Poison Tab)’이라 불리는 USB형 해킹 장비를 구입, A씨가 이를 원격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확인됐다. 포이즌 탭은 해킹 프로그램을 입력한 USB 형태의 장비로, 컴퓨터에 삽입 시 기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재판부는 “다행히 포섭 시도 대상이었던 장교가 이를 단호히 거절하며 실제 기밀 유출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북한과의 연계를 통한 기밀 유출 시도가 여전히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