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및 수도권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군 교육체계 개편을 둘러싼 반발도 확산되고 있다. 오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관련 토론회까지 예정된 가운데, 군 안팎에서는 “합동성 강화라는 명분 아래 전문성과 전통을 무너뜨리는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제기되는 통합안의 핵심은 이른바 ‘2+2 체계’다. 초반 2년은 통합 교양교육을 실시하고 이후 2년간 군별 전공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반대 측은 이러한 구조가 각 군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교육철학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사관학교는 단순한 대학 교육기관이 아니라 각 군의 작전 환경과 조직문화를 내면화시키는 특수 교육기관이라는 지적이다. 육군·해군·공군은 각기 다른 전장환경과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만큼 요구되는 전문성이 다르고, 이를 위해 사관학교 역시 독자적인 교육체계와 생활교육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는 주장이다.
특히 현대전이 고도화될수록 장교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첨단 무기체계와 복합 전장환경 속에서는 단순한 합동성 교육만으로는 유능한 지휘관을 양성할 수 없으며, 먼저 각 군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전문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논리다.
통합사관학교 모델이 한국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 방위대학 사례가 자주 언급되지만, 이는 제한된 군사력을 유지하는 국가 구조에 적합한 모델일 뿐이라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분단국가로 대규모 병력과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군별 전문 장교 육성 체계가 필수라는 시각이다.
반대 측은 “합동성은 교육기관 통합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관학교 통폐합보다는 합동근무 확대와 실전적 협업 경험 강화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통합교육을 위한 인프라조차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교육개혁은 장기적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함에도 정치적 논리에 따라 속도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군 교육체계 개편은 단순한 행정 효율화 문제가 아니라 미래 군 전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