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민 이일규가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의 무사 복귀 소식을 접한 뒤 늑대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일규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한국에 와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북한에서는 늑대를 통상 ‘승냥이’로 불렀다며, 시베리아에 서식하는 몸집 큰 종은 늑대, 한반도 토종으로 몸집이 조금 작은 종은 승냥이로 구분해 불렀다고 썼다.
이어 북한에서 늑대는 늘 악의 상징이었다고 돌아봤다. 미국을 지칭할 때도 “미제 승냥이”, “승냥이 미국놈”이라고 불렀고, 만화영화 속에서도 늑대는 언제나 나쁜 역할을 맡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자신 역시 평생 늑대를 두려움과 부정적 이미지로만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대전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소식을 들으며 가족과 함께 그 작은 생명의 행방을 걱정했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랐다고 적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늑대를 걱정해봤다는 고백도 덧붙였다.
이일규는 늑대가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한 이날 아침 괜히 울컥했다고 밝혔다. 평생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알았던 존재를 어느 날 마음 졸이며 기다리게 됐다며, 사람의 마음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싶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조만간 대전오월드에 가서 늑구를 꼭 한번 보고 오겠다고 적었다.
한편 대전오월드에서 지난 8일 탈출한 늑구는 17일 오전 대전 중구 안영동 일대에서 생포돼 동물원으로 복귀했다. 발견 당시 체중이 약 4㎏ 줄어 있었고, 검사 과정에서 위 속 낚싯바늘이 확인돼 제거 시술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검사에서는 큰 이상이 없었고 현재는 상태를 회복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일규는 2023년 한국에 입국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으로, 이후 북한 인권과 대북 문제를 주제로 공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