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지난 한 해 동안 약 3조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나단 프리츠 미국 국무부 선임 부차관보는 12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북한의 사이버 불법 활동을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규정하며, “미국 시민과 기업, 동맹국의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중대한 국가안보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다국적 제재모니터링팀(MSMT)이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실태를 설명하기에 앞서 열렸다. MSMT는 한미일을 포함한 11개국이 참여한 기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 상황을 감시한다. 원래 이 역할은 안보리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이 담당했으나, 러시아가 2024년 4월 패널 활동을 종료시키면서 MSMT가 대안으로 출범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공개된 MSMT 보고서는 북한이 2024년 1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약 28억4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2천억 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25년 1월부터 9월까지 탈취한 금액만 약 16억5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프리츠 부차관보는 “보고서 발표 이후인 2025년 말까지 연간 탈취액이 총 20억 달러, 약 2조9천억 원을 넘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민간 분석업체들이 추산한 북한의 2025년 가상자산 탈취 규모와 유사한 수치로, 미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그는 북한 IT 인력들이 신분을 도용해 해외 기업에 취업한 뒤 벌어들인 수익과 가상자산 해킹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의 시민과 기업을 먹잇감 삼아 달러를 확보하는 초국가적 범죄 행위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프리츠 부차관보는 “추가로 언급할 내용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공은 북한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