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호·호위 조직 책임자들을 최근 2~3년 사이 대거 교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 정세 불안과 내부 통제 강화 기조 속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 안전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통일부가 13일 발간한 ‘2025.12 북한 권력기구도’,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5’, ‘북한 기관별 인명록’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직계 가족을 밀착 경호하는 노동당 호위처장은 한순철에서 송준설로 교체됐다.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 시 경호를 담당하는 국무위원회 경위국장도 김철규에서 로경철로 바뀌었다. 반체제 쿠데타나 폭동 진압 임무를 맡는 호위사령부 지휘관 역시 곽창식에서 라철진으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미국 비밀경호국에 해당하는 북측 호위국의 국장 김용호는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지난해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등 공개 행사를 통해 이 같은 인적 변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교체 시기와 배경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진 상황과 맞물려 김 위원장의 경호 수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국가정보원도 2024년 10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암살 위협을 의식해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호와 호위를 책임지는 민감 직위자들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대거 교체된 점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군부 최고 실력자로 불렸던 리병철(78) 당 군수정책담당 고문은 은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리병철은 한때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으나, 현재는 정치국 위원으로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대남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영철 당 고문 역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통일부는 이번 자료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를 권력기구도에서 삭제하며, 해당 조직이 폐지된 것으로 추정했다. 아태평화위는 과거 대남 업무와 아태 지역 민간외교 기능을 담당했던 외곽기구였다.
김정은 위원장이 ‘민족’과 ‘통일’ 개념을 폐기하고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이후, 남북 대화와 교류를 담당하던 조직들도 잇따라 정리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폐지했고, 통일전선부도 ‘대적지도국(10국)’으로 명칭을 바꾸며 조직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외동포 업무를 맡는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는 일부 대남 업무에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호 조직 개편과 권력 핵심 인물들의 세대교체, 대남 조직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북한 내부 권력 구조가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